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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마닐라 골프여행 3. 썬밸리 골프클럽

#썬밸리 골프 클럽(SUN VALLEY GOLF CLUB)

마닐라 4박 5일 일정을 계획하며 골프를 3일 연속 치기로 했다. 첫째날은 #포레스트힐, 두번째는 #이스트릿지 골프클럽, 세번째는 이날 방문한 썬밸리 골프클럽이다. 보니파시오 기준 차량으로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즐거운 #필리핀골프 #마닐라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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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밸리 골프 클럽

★★★★☆ · 골프장 · Sun Valley Ave., Inarawan

www.google.co.kr

월요일 아침, 마닐라의 교통체증을 생각해 좀 일찍 출발했다. 첫날 플레이 했던 포레스트 힐과 같은 산에 있어서 바로 옆 코스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평상시 같았으면 월요일 아침이라고 부산을 떨고 있었을 텐데 이렇게 좋은 날씨에 여유를 부리며 골프장에 가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마지막 날이라 피로가 쌓였지만 내일부터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이날도 날씨가 좋았다. 중간 중간에 비가 흩날리며 구름이 낀 덕분에 덥지 않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코스도 좋고 날씨도 좋고...... 집에 가기가 싫어진다. 다음번에 혼자 퀘존쪽에 호텔을 잡고 안티폴로 지역에서 4번정도 플레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열심히 살아야한다.

조금 일찍 도착했고, 골프장에 우리 일행 외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안밀리고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백드롭을 하고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카운터와 식당이 보인다. 이날의 조식은 클럽하우스의 라면. 이집 라면 맛집이다. 아니 김치가 맛있었으니 김치맛집? 라면은 다 맛있지만 특히 골프장에서 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이 라면덕분일까? 좋은 스코어가 나오고 샷도 맘에 들었던 하루.

위 표는 그린피와 카트피에 대한 설명이다. 주중에는 그냥 가서 쳐도 될 것 같다. 1인플레이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표다. 이날도 미리 예약해둔 바우처로 플레이를 했다. 기억에 그린피 1500페소, 카트 1대당 1000페소, 보험 100페소, 캐디피와 캐디팁 800페소를 지출했다. 3400페소니까 한화로는 70000원 정도. 마닐라의 모든 골프장을 가본것은 아니지만 이가격에 이 컨디션이면 정말 때댕큐!!

라커도 앞에 두코스와 비교했을때 시설이 초라하지만 샤워하고 옷갈아 입는데는 아무 문제 없었다.

1번홀 사진이 없네? 이날도 첫홀은 파로 상큼하게 시작했다. 파를 기록하고 기분이 좋아 2번홀을 찍었나본데. 무려 트리플을 기록했다. 언제부터인가 첫홀에서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면 다음 홀에서 망가진다. 이런 것 하나하나 고쳐야 할 것이 많다. 20년째 배우고 수정하는 중이다.

밸리나 힐이라는 단어가 골프장 이름에 들어간다면, 십중팔구 산악코스다. 첫날 플레이한 포레스트 힐과 붙어있고 밸리라는 이름을 붙인 만큼 완전 산악코스였다. 하지만 포레스트힐보다 그린과 페어웨이의 상태가 좋았었고, 무엇보다 밀리지 않았으며, 착한가격에 플레이 할수 있다는 점에서 썬밸리를 이번 여행 최고의 코스로 꼽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다만 월요일이기에 많이 한가했을 것이고, 마지막날이라 여운이 많이 남아 이렇게 후한 점수를 준 걸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가 스코어가 제일 좋았다. 

가격대비 너무나 좋았던 컨디션, 날씨마저 흐려서 많이 덥지 않아 좋았다. 모든것이 좋았던 그런 하루. 이번에는 마닐라 동쪽지역에서 플레이를 했지만 마닐라 남쪽에도 좋은 골프장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엄청난 교통체증을 뚫고 가야해서 골프장에 있는 시간과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비슷해진다. 이렇게 이동이 부담스럽다면 공항 옆에 공군골프장인 빌라모어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있다. 평일기준 2700페소 정도인데, 무엇보다 1인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메리트다. 평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오래된 코스인 만큼 만만치는 않다. 그린과 페어웨이 상태가 안 좋았었는데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덕분에 가격도 많이 오른듯.

블루티에서 플레이 했다. 총 거리는 6051야드. 대략 5500미터 되는 것 같았다. 거리가 길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고 티샷만 바르게 나간다면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이날 플레이를 하면서 롱아이언이나 유틸리티를 거의 치지 않은 것 같다. 골드티에서 친다면 다양한 클럽으로 플레이 할 수 있기에 더 재밌을 것 같다. 장타자라면 골드에서 치면 엄청 재밌을듯.

187야드로 플레이 되었던 파3 12번 홀. 170미터 정도 인데 엄청나게 내리막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보이는 그린은 체감상 지하 5층 정도? 8번으로 티샷했고 무리없이 온그린. 파에 성공했다. 이 홀 꽤 멋있고 재밌다.

높낮이가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 것 같다. 암튼 재밌었다.

중간에 비가 와서 10분가량 카트에서 대기하다가 쳤다. 뒤에 한국 남성분들이 당일 오후 비행기라며 급하게 치길래 먼저 가시라고 사인을 드렸다. 엄청난 스피드로 플레이하던 남성분들, 비행기는 놓치지 않고 잘 타셨겠지?

중간 중간에 비가 흩날려 플레이 하기 좋았다. 더위에 무척 약한 나는 땡볕에서는 도무지 좋은 스코어가 나오지를 않는다. 

이날 좋았던 건 캐디들이 굉장히 전문적이었고 친절했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캐디에게 잘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라고 자부하는데, 스코어가 좋고 기분이 좋은 날은 항상 좋은 캐디를 만난 날이다. 버디가 나올만큼 짧은 거리에서의 퍼팅을 자주 놓치자 아쉬어 했던 캐디. 결국엔 그린사이드 어프로치로 칩인버디를 하나했다. 마음 같아서는 팁을 많이 주고 싶었지만 동반자들과 비슷하게 드렸다. 나 같은 경우에는 플레이 도중 음료수를 하나 사주고, 200페소를 팁으로 주는 편이다. 버디를 기록하거나 그날 기분이 좋았다면 100페소를 더 준다. 처음에는 뭣 모르고 팁으로 500페소(한국돈으로 11000원)을 주니까 함께 플레이한 선배님이 꾸짖었다. 자꾸 많이 주니까 다른 한국사람들에게도 노골적으로 팁을 요구한다고. 북미권 식당에서 팁이라는게 보통 15%고, 난 20%를 주는 편이다. 여기에 맞춘다면 적당할 것 같다. 물론 그날 플레이에서 캐디가 날 불편하게 했다면 절대 주지 않을 것이다.  

티샷을 제외하고 평지에서 공을 친 기억이 없다.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떨어져도 어디나 경사가 있다. 아무래도 노련한 플레이어들에게 유리한 구장 같다. 짭밥으로 그린사이드 어프로치 성공해서 이날도 1일1버디 완수.

이렇게 즐거웠던 11월의 마닐라 골프가 끝이 났다. 운동 후 식사는 삼겹살과 소주. 마실이라는 한식당이었는데 무척 깔끔하고 음식맛도 좋았다. 이 쪽에서 골프치고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모든게 좋았던 하루, 여행이 끝났다.

이번 여행을 통해 골프를 대하는 자세가 좀 바뀌었다. 아무래도 동반자들이 초보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냥 혼자의 플레이에 집중하며 코스를 여유롭게 거닐며 자연을 즐기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골프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다시금 14년 전 골프에 빠져있던 때로 돌아가는게 아닌가 싶다. 그땐 정말 골프만 쳐서 학교성적도 안좋았고, 모든게 엉망이었다. 근데 그때가 내인생 가장 행복했을 때였다.

일상으로 돌아가며 12월말 세부 골프여행과 내년 여름 캐나다 골프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를 하고 있는걸 보면, 환자다.

한국에서 치는 골프도 재밌다.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하루종일 수다가 가득하니 어찌 안좋을까? 하지만 이런날 골프는 아무래도 수단이다. 업무상 함께하는 라운딩도 마찬가지. 해외에서 호젓하게 치는 골프가 제일 좋다.

오롯이 나를 만나는 시간이 좋다.